신발보다 싼 중고 타이어…가족 안전 무관심
[프라임경제]국내 자동차 시장이 1,500만 시대를 돌파했다. 그만큼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의 숫자가 어마어마하다는 이야기다. 차량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안전은 더욱 강조된다. 운전자의 실수로 인한 사고도 있겠지만, 대부분 운전자의 안전 불감증이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안전운행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는 타이어의 교체타임을 정확히 체크할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하여 타이어 교체시기를 늦추거나 중고 타이어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값싸다고 구입한 중고 타이어가 안전운행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여름 장마철과 겨울철 사고의 주원인이 되는 것을 알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대부분 소비자들은 타이어의 마모도가 사고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뿐만 아니라, 중고 타이어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소비자가 주로 구입하는 중고 타이어의 구매 실태와 그 위험성에 대해 알아봤다. 대부분 중고 타이어 점포는 쉽게 눈에 띈다.
‘신발보다 싼 타이어’, ‘타이어 이보다 더 쌀 순 없다’ 라는 간판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경제가 어려울 수록 싼 가격에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을 이용,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경제난을 타고 현재 국내 중고타이어 취급 점포는 약 500여 개소로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시장의 약 6%를 차지하고 있다.
승용차용 중고 타이어의 경우 25,000원~30,000원, SUV의 경우 35,000원~40,0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가장 많이 판매되는 사이즈는 195/70R14와 205/65R15, 그리고 500R12로 점진적으로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소비자 안전에 대한 설명과는 거리가 먼 판매행태를 보인다는 것. 이처럼 중고타이어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높음에도 불구 중고 타이어 업체에서는 중고 타이어의 마모도 및 사용 기한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소비자에게 제공하지 않은 채 단순히 값이 싼 것만을 내세우고 있어 안전운행에 위협이 되고 있다.
타이어 제조 업계 관계자는 “안전운행을 위해선 타이어에 관해 올바른 지식을 습득해 사고의 위험으로 부터 벗어나길 바란다”고 말하며 “시중에 저렴하고 잘못된 타이어로 교체 하면 큰 위험이 닥칠 수도 있으니 충분히 고려해 교체하고 겨울철에는 시기에 맞는 타이어 장착하는 운전자의 센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더욱 심각한 경우는 손상된 타이어를 수리해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일부 비양심적인 업체에서는 사이드 월(타이어의 옆면)이 손상된 타이어를 수리하여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으나, 사이드 월이 손상된 타이어는 수리하더라도 재 기능을 발휘할 수 없어 사용은 금물이다. 이 같은 제품을 단지 싼 값에 끌려 샀다가는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싼 값에 끌려 제조한지 오래된 중고 타이어를 구입할 경우도 사고의 위험은 커진다. 타이어는 오래될수록 고무 층이 딱딱해지기 때문에 고속주행 시 파손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특히 여름 장마철과 겨울철의 젖은 도로에서는 마모도의 차이가 제동거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끄럼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또한, 타이어의 마모한계선을 넘을 경우 타이어가 쉽게 가열되어 운전 중 이물질에 찔렸을 경우 파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마모한계선을 넘은 타이어 파열은 고속도로 상에서 주요사고의 원인이다. 최근 한국타이어 측에서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젖은 노면에서 시속 100Km 이상 달리다가 급제동하게 될 시 홈의 깊이가 7mm인 새 타이어를 장착했을 때와 홈의 깊이가 1.6mm로 심하게 마모된 타이어를 장착했을 때와는 약 2배 가까이 제동력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Km 주행속도로 젖은 노면 실험에서 새 타이어의 경우 제동거리가 53m인 반면 홈 깊이가 1.6mm의 마모타이어의 제동거리는 91m로 무려 38m의 차이를 나타냈다.
시속 80km로 코너를 도는 실험에서도 신규 타이어는 2~3미터가 미끄러지지만, 낡은 타이어는 아예 도로 밖으로 이탈해 버리는 결과가 나와 그 위험성을 실감케 했다. 이는 여름 장마철과 겨울철 눈이 녹은 도로상태에서의 마모한계선(홈 깊이 1.6mm)을 넘은 타이어가 사고의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특히, 빗길과 눈길, 또는 눈이 녹아 젖어 있는 길 주행 중 타이어는 트레드(Tread)라고 불리는 고무 층 사이의 홈을 통해서 배수를 하게 되는데 이러한 고무 층이 지나치게 마모되면 물이 빠질 수 없어져 타이어와 도로표면 사이에 수막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수막현상은 고속 주행 시 수압으로 인해 더욱 심화된다.
현재 운행되고 있는 자동차 가운데, 마모도가 심한 불량 타이어는 10대 중 3대 꼴이라고 한다. 아무런 정보 없이 단순히 가격이 싸다는 경제성을 고려해 중고 타이어 구입할 경우,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따라서, 사고가 잦은 겨울철 안전 운전을 위해 소비자들은 수시로 타이어 마모도를 점검해야 하며, 특히 여름 장마철, 겨울철 눈길, 빙판길 운전을 위해서는 마모한계보다 여유를 두고 홈 깊이가 2.8mm 정도인 상태에서 타이어 교체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또한 마모도가 높은 중고 타이어보다는 새 타이어를 교체하는 소비자 인식도 변화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박철구 한국타이어 상무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절약보다 안전이 우선”이라며 “수시로 타이어 마모도를 점검하며 신규 타이어로 교체하는 소비자 인식이 형성된다면 여름 장마철과 겨울철뿐만 아니라 사계절 언제든지 걱정 없이 편안한 운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