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실수가 이렇게 공들인 몰래카메라를 굴욕을 낳게 하다니
이성재 성격 다시 한번 봐야겠는데요, 의외로 꼼꼼한듯.
이경규의 몰래카메라’가 또한번의 실패기록을 갖게 됐다. 배우 이성재가 주인공으로 나온 9일 방송분에서였다. 이날 방송은 그 어느 때보다 제작진의 준비가 치밀했다. 영화계에서도 눈치 빠르기로 소문난 이성재를 완벽하게 속이기 위해 대형 생일상을 마련(영화사가 차려준 것처럼 위장), 반전 시나리오를 준비한 것. 2가지 미션을 갖고 촬영에 임해, 두 번째 단계에서 들통 났다.
먼저 첫 번째 작전은 도우미로 나선 후배배우 김성민의 열연으로 성공했다. 김성민이 주차장에서 차를 빼다 경미한 접촉사고를 일으킨 상태. 일반인과 언성을 높여가며 다투는 실랑이를 연출했다. 자신의 생일상 앞에서 벌어진 황당 상황에 당혹해 하는 이성재의 표정이 재미를 낳았던 대목.
이어진 2단계에선 김성민의 분노연기가 영화사가 준비한 깜짝 이벤트라고 밝혀 이성재를 안심시켰다. ‘몰카’에 대한 의심을 사전에 차단시키겠다는 발상.
일반인이 앞선 상황에서 개그맨 전창걸이 “장난으로 사전에 짜고 한 행동인데, 물까지 끼얹은 건 너무하다”고 따지면서 두 번째 작전이 시작됐다.
전창걸은 진짜로 기분이 나빠진 듯, 일반인과 멱살잡이까지 하는 가짜소동을 펼쳐보였다. 이성재는 ‘몰카’라는 사실은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두 사람을 떼어 놓으려고 노력중인 상태. 전창걸을 진정시키기 위해 가슴을 다독여주다 그의 옷 속에 든 핀 마이크를 발견했다.
현장을 모니터로 지켜보던 이경규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은 채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성재에게 ‘몰카’였음을 순순히 시인했다. 성공에 다다른 ‘몰카’가 마이크 하나 때문에 모든 노력이 물거품 되고만 상황이었던 셈.
이성재는 “처음엔 정말 ‘몰카’인줄 몰랐다. 이후 마이크를 발견하면서 모든 정황을 눈치 챘다”면서 “‘몰카’였지만 생일상을 차려준 제작진에게 고맙다”는 감사인사를 전했다.
한편 이날 ‘몰카’실패는 코너 역사상 총 93회 방송분 중 세 번째. 처음은 가수 김정민이 도우미 연기자의 어설픈 연기에 상황을 인식, 카메라를 발견했던 9회, 나머지 한번은 가수 김진표가 탤런트 류시원을 속이려다 되레 당했던 65회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