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모계가 잇따른 악재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스모에 대한 관심이 시들며 지난 7월 치러진 선수모집 시험의 응시자가 한명도 없어 난감해하던 상황에서 몽골 출신 요코즈나 아사쇼류 에 대한 중징계 파문에 이어 이번엔 여성의 '진입'이 금지된 도효(스모 경기가 벌어지는 모래판)가 한 여성에 기습 점거되는 돌발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벌어진 것은 19일 저녁이었다.
도쿄 료고쿠(兩國) 고쿠기칸의 경기장내에서 경기를 준비하고 있던 사이에 관중석에 있던 한 여성이 갑자기 도효로 돌진했다.
40세 안팎으로 보이는 이 여성은 자신을 막는 여성 경비원을 밀치고 높이 60㎝의 높이에 설치돼 있는 도효에 기어올랐다.
사태는 니시키도 오야카타(錦戶親方) 심판 등 주변에 있던 경기 관계자들이 이 여성을 끌어내리면서 겨우 마무리됐다.
이 여성은 "도와주세요. 악령" 등의 내용이 적힌 전단지 100여장을 지니고 있었으며, 스모협회 관계자들에게 이끌려 협회 사무실로 끌려갈 때도 알아듣기 어려운 말들을 중얼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스모협회측은 "이 여성이 도효에 올라가자마자 곧바로 저지를 해서 실제 스모 경기의 경계를 침범하지는 않았다"고 밝히며 파문 진정에 나섰다.
그러나 닛칸스포츠 등 일본 언론은 "그렇지만 어쨌든 이 여성은 도효에 올라간 것은 맞는 만큼 여성의 도효내 입장을 금지한 1천400년 전통이 무너진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닛칸스포츠는 일본의 역사서인 니혼쇼키(日本書紀)를 인용, "스모가 시작된 642년 이후 약 1천400년간 스모계는 도효에 여성이 들어오는 것을 엄금했다"며 "몇년 전에는 후사에(太田房江.여) 오사카부 지사가 도효 위에서 지사상을 수여하려고 했음에도 스모협회의 강한 반발로 무위에 그친 바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991년에는 한 남성이 만취한 상태에서 규슈(九州)의 스모 경기장에 올라가는 바람에 경기가 지연되는 등 소동을 벌인 적도 있다